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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잡기(5)-진인사대천명

[문예공간]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하늘이 도울 것이다”
여기에 적합한 한자어를 사용한다면 <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이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말은 삼국지에 나오는[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그 삼국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본인은 누가 어느 상황에서 한말인지 알 길이 없지만 우리가 궂이 한자를 인용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의 쉬운 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로 대치해도 좋으리라.

이 부족한 사람이 이 한자어를 처음 듣고배운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이었다. 일년 선배가 열심히 공부해서 꼭 대학에 입학하기를 축원한다며 가르쳐 준 말이었다.

몇 년전 미국에 이민가서도 부지런히 서도(書藝)의 취미를 노치지 않은 고등학교때 친구에게 이 한자어를 써 줄 것을 부탁한 바 있다. 이 친구는 잊지 않고 써서 보내주었다. 그러나 받은 내가 문제이었다. 이를 정성껏 액자에 넣어 잘 모셨어야 할 일인데 나는 책갈피 속에 끼어 두고는 몇 년을 보냈다.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정성껏 써서 보냈던 친구는 무척 섭섭했으리라. 그는 6.25 전에 평양 대동강변에서 살았다. 어린 때이니 인민군에 징집되어 전쟁터에 보내어지지는 않았으리라. UN군이 평양을 탈환했을 때 그는 부서진 대동강 철교를 넘어 어머님과 같이 월남했다.

고등학교때 같은 반에서 공부를 했지만, 그는 머리좋고 손재주가 많았던 탓으로 그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주로 가정교사일을 하며 무난히 연세의대에 입학. 그는 소아과 전문으로 미국 로스엔젤스에 이민가 봉사도 하며 돈도 벌어 세계 여행도 열심히 다니며 여행기를 두권 (여행에 미치 의사 부부)이나 써 내어 수익금은 세계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선교 단체의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가 서도가로서 <盡人事待天命>을 써서 친구에게도 주었지만 그러한 자세에 흩어짐이 없기에 오늘날 자기의 뜻을 실천하고 어린 시절의 고향을 그리워 하는 향수(鄕愁)를 누구 못지 않게 달래고 있으리라 ale고 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표적 실례가 아닌가 이 부족한 친구는 부러워 하기도 하며 이 족자(사진)을 볼 때 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2, 4, 26. 지방공사 강릉의료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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