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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전 새벽에 운동하러 일어나니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고 운동장에 죠깅하기가 힘들면 걷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냥 마루에서 가볍게 앞발로 소리 안나게 뛰거나 맨손 체조로 대신했다. 그리고 부족한 운동량은 걸어서 출근하기로 한 것이다. 그 출근길에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어가는 것 아닌가?
이 춘4월에 눈이라니? 정말 변덕스런 날씨이다. 왜 금년에는 이런 불규칙한 날씨일까? 지금 모든 꽃들이 만발해도 모자른 시간에 하늘은 수없는 시련을 준다고 할까 변덕을 부리는 것이다.
엊그제에는 황사 현상으로 차들이 대부분 모래를 뿌려 놓은듯한 모습을 봤었다. 어제 비가 와서 다행히 세차들을 자연스럽게 한 모습이었지만.
이 불규칙적인 날씨는 우리의 정신적 명랑함을 뺏어 간다. 자연과 우리의 정신 건강은 밀접한 관계에 있기도 한 것이다. 환자의 안정과 심적 치료를 위해서도 봄이면 봄다운 날씨가 와야 한다. 하늘이 푸르고 맑은 가을에는 천고마비란 말이 있지 않은가? 밥맛도 나고 살이 찌는 가을이 된다.
인간은 자연 영향을 받기 쉽다. 항상 안개가 짙다는 영국의 런던 시민들의 성격과 호수 도시라는 우리 강원도의 춘천 시민들의 습성들이나 성격을 비교 관찰해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지난 겨울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변덕스런 날씨를 지내며 나름대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불규칙한 일기에 어떻게 사는 법이 현명한 태도일까?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순탄치 않은 날씨를 불평스럽거나 짜증스럽게 여기기 보다는 그런가 보다 하며 무던히 지내는 생활철학이 좋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혹 이 변덕스런 날씨가 인간스스로 만든 자업자득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든다. 요즈음 인간의 지나친 산업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 탄소의 방출량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왔다는 말은 흔히 들어 왔다. 그러나 과연 지난 겨울이나 이 봄철의 변덕스런 날씨는 이런 원인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기상학자도 아닌 내가 뭐라고 얘기하거나 주장할 수는 없다.
여하튼 춘4월이 되어도 진눈개비가 오는 이런 기후에 대하여 체념이라할까? 너무 안일한 태도일지 모르나 운명론적으로 받아 들임이 행복을 위해 좋겠다는 신념이다.
표현의 색깔을 좀 바꾼다면 긍정적이면서도 조용한 반항적 대항이라 할까? 비록 하늘은 이러한 궂은 날씨를 주셨지만 이를 감사히 여기며 내가 하고져 하는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밀어 나간다는 철학을 내세우고 싶다.
나는 또한 종교학자도, 성경연구자도 아니지만 우리 인류가 가장 많이 읽는다는 성경에도 이러한 상반된 귀절을 쉽게 읽을 수 있고 종교적으로 우리를 지배한다고 할까? 예를 들면 마태복음 제6장에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라는 말씀이 있는가 하면 이와 상반된 말씀 (제11장) “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오 검(劍, 칼)을 주러 왔노라”라는 말씀이 있다.
이러한 불규칙한 일기에 연관하여 너무 뚱딴지 같은 연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한시라도 행복하기 위해선 이 환경에 대하여 어떤 가치관, 행복론을 내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성이 아닐까? 절대적인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생활철학을 이 변덕스런 날씨 앞에서 이 부족한 나는 배워 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2, 4, 6.) (지방공사 강릉의료원 의사)
(사진; 위의 개나리는 그제 퇴근 시간에 길가에 피어 있는 모습. 밑의 것은 3일전 진눈개비와 돌풍이 불던 서울 시내 모습, 일간지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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