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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잡기(4)-수상; 환상의 인동초(忍冬草)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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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족한 시민에게는 아침 저녁으로 집과 직장을 오가며 다니는 길목에 한 작은 숲이 있다. 그 숲 앞에는 공터가 있어 차들이 주차하기도 하고 지난 추었던 겨울에는 19공탄 연탄재가 쌓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숲에는 작년 봄에 깊이 매료 되었던 인동초가 금년에는 아무 소식 없음에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작년 이맘때 쯤으로 추정되는 노란꽃들이 은은한 향기 속에 피어나던 덩쿨의 화초들이 금년에는 냄새도 꽃도 보고 느끼기 힘든 것이다.
사실 작년 봄에 도대체 저 향기의 노란꽃들이 무엇인가 궁금하여 길가의 주민들에게 물었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없어 그 숲과 마주 대한 집까지 찾아 들어가 물었다. 그 집주인도 처음엔 얼른 답을 하지 못해 연락처를 남겨두고 답을 힘들게 받은 것이다. 인동초(忍冬草).
나름대로 어렵게 찾아낸 꽃 이름-인동초. 처음 들어 본 이름 같지는 않지만 추위를 이겨낸 화초란 말이지 않은가? 그런데 금년엔 엄연히 봄기운도 도는데 저혀 이 인동초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왜 그럴까? 변덕스럽고 몹시 추었던 지난 겨울에 이름이 무색하게 얼어죽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지난 국회의원 선것날 그 숲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덩굴초인 그 인동초는 분명히 살아 있는 것이다 (가운데 첫 사진). 그런데 그 은은한 냄새의 꽃들은 다 어디에 간 것일까? 꽃망울도 찾아 보기 힘든 것이다. 작년에 내 마음을 그렇게 사로 잡던 인동초 숲에 그만 허탈감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고 투표장에 가서 무성의하게 선거에 임한 것은 아니지만. 날씨의 변경이 이렇게 까지 허무감을 불러 일으켜 주는 것인가?
그래서 집에 돌아와 그 인동초에 대하여 공부하기로 했다. 물론 쉽게 인터넷을 뒤져본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어느 곳에서나 피는 꽃. 그 줄기가 겨울철에도 싱싱하게 지낸다 하여 지어진 이름인 것이다. 꽃은 6-7월에 핀다는 것 아닌가! 아, 내 맘속에 잠긴 그 환상의 인동초가 겨울이 지나는 봄이 아니라 무더운 여름에 피어난다니! 그 인터넷 지식이 정말인지 작년에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찾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앗뿔사, 정말 작년에 그 꽃에 반해서 찍었던 기록은 8월 11일로 되어 있었다(가운데 사진). 그 인터넷 정보가 맞는 것이다.
꽃이 처음엔 백색 그리고 차츰 변색을 하여 황금색, 그래서 인동초라기 보다는 금은화(金銀花)로 불리움이 더 합리적일 것 같다. 물론 줄기와 잎들이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녹색을 유지한다 하여 인동초(忍冬草)라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엄연히 화초인한 이의 오해를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러나 그 변덕스럽고 춥던 겨울로 인하여 나는 그만 인동(忍冬)이란 말에 환상을 갖게 되었구나 하며 혼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무 숲이 익어가는 녹음방초(綠陰芳草)-인동초가 피어나는 날, 몇송이라도 따다가 술 한잔과 같이 마시며 시인도 아니면서 詩 한술 떠야 직성이 풀릴 것만 같다.
(‘12, 4, 18. 지방공사 강릉의료원, 의사)
맨 밑의 사진은 인터넷을 통하여 주워온 금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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